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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의학

멸종위기 소아외과, 필수 의료 붕괴에 대한 대책은.

by SALPOSEE 2023.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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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야생동물 이슈들처럼 국내 의료계의 이런 멸종 위험에 직면한 진료과와 의사에 관한 문제는 매우 심각한 단계라고 합니다. 신생아부터 유아까지 나이 어린아이들을 살리는 전문 분야 소아외과가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중대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외과, 산부인과도 비슷한 현실이지만 소아외과에 대한 위기는 너무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외국의 소아외과 의사 근무환경을 함께 비교해 보고, 소아외과가 멸종위기에 처하게 된 현실과 의료공백 위기에 빠지게 된 요인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료정책의 필요성, 소아외과 분야를 보존하기 위한 근원적인 대책으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살펴보겠습니다.

 

멸종위기 소아외과, 필수 의료 붕괴에 대한 대책은

 

 

 

1. 소아외과 의사의 부족. 점점 더 커지는 딜레마.

2021년 기준 중증 외상 소아환자를 전문적으로 보는 소아외과 전문의는 전국 36개 병원에 46명밖에 없다고 합니다. 2023년 대한소아외과학회 소속된 회원수를 살펴보더라도 정회원 74명, 준회원 85명, 소아외과 분과전문의 59명, 중요한 것은 정회원 74명 중 65세 이상이 31명이라고 합니다. 현재 이 중에서 현업에서 진료가 가능한 소아외과 전문의가 약 50명 정도라고 합니다. 소아외과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이슈 중 하나가 자격을 갖춘 소아외과 의사의 부족이라고 합니다. 소아 건강이상 및 질병 요인들의 증가, 복합적인 선천적 이상, 소아외과적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소아에 대한 전문적인 돌봄 수요가 증가하였으나, 이렇게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소아외과 의사의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합니다. 열악한 의료 환경에 소아외과 의사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의사 인력 부족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보건복지부 용역 의뢰 보고서에 따른 10년 후 국내 의사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한 보도[각주:1]가 있었고, 대책마련에 대한 필요성을 지적하였지만 지금의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또 다른 관련 보도 [각주:2] 의 내용을 보면, 현재 의사들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료과별 인기 편중현상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의대생들이 전공을 선택할 때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과 정재영(정신건강의학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으로 쏠리고,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를 외면하고 있다고 합니다. 내외산소의 기피 현상은 전공의들 선택에서도 마찬가지로 2018~2022년 전공의 충원율 101% → 94% → 74% → 38% → 28%로 급락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2. 소아외과의 구조적 문제와 현실.

얼마 전 뉴스 방송[각주:3]에서 광주 전남에서 단 한 명밖에 없는 유일한 소아외과 전문의 교수는 광주 전남에서 유일한 소아외과이다 보니 외래진료, 회진, 수술 등 24시간 대기해야 하고, 고군분투하며 어린 생명을 살리고 있지만 뒤를 잇겠다는 후배는 찾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소아외과를 전공하겠다고 했던 전공의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전공을 하고 있다면서 보상은 없고 힘들기만 하니까 그걸 사명감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전하면서 안타까운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소아과 의사의 부족은 소아과 환자의 질병 치료나 수술의 대기 시간이 길어져서 중요한 치료가 지연되어 환자의 위험 상황을 초래시킬 수 있고, 또한 소아과 의사들이 과도한 부담을 지게 되어 소아 환자들에게 필요한 양질의 치료를 제공하기 어렵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 기관과 정부 기관은 의대정원을 늘려 필수 진료과를 먼저 다 채우고, 다음에 수익성 및 영리성이 있는 진료과를 충원하는 제도의 개선과 비인기 진료과 및 소아과 의사의 처우개선, 소아외과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장학금, 인센티브 증대 및 소아과 수술에 전념할 수 있는 젊은 의료 전문가들을 집중 육성하여 이 분야에 전문화하도록 근본적인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한 지방 필수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원격 의료 및 협력 진료 모델은 소아과 의사가 멀리서 사례에 대해 상담할 수 있도록 하여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함으로써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3. 미국, 일본 등 외국 소아외과 의사의 근무 환경 현황[각주:4]

미국은 소아외과 의사가 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많이 채용하지는 않지만, 연봉 수준이 높고, 생활이 안정적이라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는 5세 이하 어린이의 치료 비용은 정부가 모두 책임진다고 합니다. 또 대부분 국립대병원이라 한국처럼 비용을 걱정하지 않고 치료에만 전념하면 된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병원에서도 뛰어난 소아외과 의사의 채용 문제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합니다. 
국내의 소아외과 전문의들의 상황과는 참 대비되는 현실입니다. 낮은 처우에 낮에는 진료와 수술을 해야 하고, 밤에도 대기하며 응급실 콜을 받아야 하는 열악한 의료환경이라 전공의들이 전공 선택을 꺼려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 같습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소아외과는 현대 의료계의 필수 의료 붕괴 위기라는 상황과 함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소아외과 의사의 부족, 소아외과 의사의 열악한 근무 환경, 문제를 해결할 의료정책의 공백 등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의 건강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들입니다. 미국, 일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근본적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충분히 조성되었다고 봅니다. 우리 아이들은 의학적 위험 상황에서 꼭 필요한 보살핌을 받을 자격이 있고, 소아외과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7월 27일 소아 진료의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기관의 부담을 줄이고 양육 및 소아 의료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자 하는 내용의 “의료분쟁조정법 개정법률안”이 발의되었습니다. 소아과 의료진 부족으로 인한 대형병원 소아 진료 중단 사태, 소아과 오픈런 현상 등 지역 필수 의료가 붕괴되고 있는 현실에서 의료진들이 소아외과를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의견도 이 법안이 발의된 배경이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이런 의료 현실이 필수 의료 분야의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 심화, 전문의 인력의 고령화와 맞물려 필수 의료 분야의 수술이나 진료 자체가 붕괴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저출산 등 인구 감소에 따른 인구절벽 위기 상황과도 맞물려 환자수 감소에 따른 소아외과 전문의 훈련 비용 부족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합니다. 소아외과는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진료과목이라는 전문 분야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보존하고 지원하기 위한 국가적 지원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합니다. 소아외과 환경 개선, 교육, 연구, 정책에 대한 국가의 과감한 투자와 대책이 마련된다면 우리 아이들의 더 건강하고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장수경, ‘醫師대란’ 코앞… “진료과 편중 해결부터”, 천지일보, 2012-09-05, 보도 기사 [본문으로]
  2. 하남설, 그럼 의사들은 어떻게 하자는 걸까?, 경향신문, 2023-06-09, 보도 기사 [본문으로]
  3. 김승필, '어린이 생명줄' 소아외과 의사들…"이대로면 멸종위기", SBS뉴스, 2023.11.03, 보도 기사 [본문으로]
  4. 박선재, "소아외과 의사 혼자 365일 내내 환아를 위해 고군분투", 메디칼업저버, 2023.01.11, 인터뷰 기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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